
언론보도
2026-10-13
![[법률돋보기]⑳ “‘검토 중’ 공시했는데 주식 매수”…미공개 정보 판단 기준은](/_next/image?url=https%3A%2F%2Fd1tgonli21s4df.cloudfront.net%2Fupload%2Fboard%2Fbroadcast%2F20261013084315504-dacb689a4df1f695.webp&w=3840&q=100)
무상증자 구체적 계획 이용한 거래 유죄 확정
“정보 취득 시점·거래 이용 여부 중요”
기업이 주요 경영사항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더라도 이후 확정될 구체적인 계획까지 시장에 공개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무상증자 계획을 미리 파악하고 주식을 매수한 상장사 대표의 내부자거래 사건에서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하면서 기업 임직원의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과 내부통제 관리에 주의가 요구된다.
손계준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공시 여부만으로 미공개 정보 이용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되며, 정보의 구체적인 내용과 취득 시점, 실제 거래에 이용됐는지를 개별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건은 지난 2021년 코스닥 상장사 A사가 ‘무상증자를 검토 중’이라고 공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규모 등이 담긴 후속 공시가 나오기 전, 회사 대표 A씨는 무상증자 계획을 보고받고 가족 명의 계좌로 자사 주식을 매수해 이익을 얻었다. A씨는 이미 무상증자 관련 내용이 공시됐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지난 9월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15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핵심은 최초 공시만으로 무상증자에 관한 중요정보가 충분히 공개됐다고 볼 수 있는지였다.
‘검토 중’이라는 표현은 회사가 관련 사안을 살펴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릴 뿐, 시행 시기와 규모, 배정 비율 등 구체적인 조건까지 확정해 공개한 것은 아니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기업의 주요 경영사항은 검토 단계에서 최초 공시가 이뤄진 뒤 이사회 의결 등 절차를 거쳐 세부 내용이 확정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내부자가 후속 공시에 담길 구체적인 정보를 먼저 알고 주식을 거래하면 일반 투자자와의 정보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최초 공시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이후의 구체적인 정보까지 공개된 것으로 간주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번 사건에서는 계열사 실적 정보를 이용한 거래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A씨는 임원회의에서 계열사의 3분기 매출액을 파악한 뒤 주식을 매수해 이익을 얻은 혐의를 받았다. 해당 정보가 계열사에서 발생했더라도 직무상 정보를 취득해 거래에 이용했다면 내부자거래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가족 등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를 이용한 거래 역시 규제를 피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
반면 일부 거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확정됐다. 정보 취득 이전에 이뤄진 주식 매수분이나 함께 기소된 계열사 임원의 공급계약 정보 이용 혐의 가운데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지 않은 부분은 유죄로 인정되지 않았다. 내부자거래 혐의가 성립하려면 해당 정보가 미공개 중요정보에 해당하는지, 피고인이 언제 정보를 취득했는지, 이를 실제 거래에 이용했는지 등이 구체적으로 입증돼야 한다는 점도 확인됐다.
손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공시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관련 정보 전체가 시장에 공개됐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최초 공시 이후에도 구체적인 조건이나 일정 등 미공개 중요정보를 취득했다면 주식 거래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실무에서는 주요 경영사항의 검토 단계부터 정보 접근과 거래 제한 기준을 세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단계별 공시가 예정된 사안이라면 최초 공시만을 근거로 임직원의 거래 제한을 해제하기보다 정보의 구체성과 공개 범위를 확인해 제한 기간을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정보 공유 대상과 시점, 전달 내용 등을 기록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이는 미공개 정보 이용을 예방하는 동시에 향후 조사에서 정보 취득 시점과 경위를 확인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에 대한 제재도 기업이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부당이득에 대한 과징금 등 금전적 제재도 문제 될 수 있다. 따라서 임직원 교육과 내부자 거래 사전 점검, 정보 접근 권한 관리 등을 포함한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손계준 변호사는 “기업은 정보가 외부에 어느 정도 공개됐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내부자가 실제로 취득한 정보의 내용과 시점을 함께 따져야 한다”며 “정보 공유 기록과 거래 제한 절차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내부자거래 위험을 사전에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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